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Asia and the Pacific

막탕 해변 © 이안 데일 B. 리오스(2017년 12월)

별과 파도 사이에서: 필리핀 막탕 Mactang 의 야간 어업 공동체

필리핀 세부Cebu의 포로Poro 에스페란자Esperanza의 해안가 작은 마을인 막탕Mactang에서는 몇 안되는 전통 야간 어로활동 어부들을 중심으로 식민지 이전 해양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세대 간에 전승되어 온 이 전통은 조상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며, 해양이라는 자연세계, 특히 야간의 바다에 대한 조상들의 문화적 표현이다. 다음은 이 공동체에서 야간 어로활동을 하고 있는 연로한 어부와의 심층면접을 토대로 막탕의 해양 무형문화를 간략하게 기술한 것이다.

유관 신앙과 의례

밤바다는 초자연적 불빛(혹은 산텔모santelmo)이 어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영역이다. 이 불빛은 하늘로 가지 못한 고대 선원들의 영혼이라고 여겨진다. 딜리 사마 사 아톤dili sama sa aton(우리와는 다른 종류)이라 불리는 이들은 선원들 앞에 나타나 그들을 따라다니며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머리가 쭈뼛해지는 이 초자연적 존재는 단지 빈둥거리다가 만약 상대가 해롭지 않다고 여겨지면 사라진다. 어부는 “글쎄, 만약 네가 무서워한다면 말이지” 라며 씩 웃으면서 말한다. 다른 초자연적 존재들도 바다에 살고 있는데 이들은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부들이 물고기 잡는 것을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파두그-안padug-an과 관계가 있다.

파두그-안은 도축된 닭이 흘리는 피라는 의미로 바다를 잔잔하게 만들기 위한 한 의식이다. 그 보답으로 바다는 어부들이 별 어려움 없이 만선을 이루도록 해 준다. 또 다른 의식인 히카이히카잔Hykayhikazan은 초자연적 존재들을 초대하기 위해 대나무 뗏목과 코코넛 잎으로 만든 물고기 집적 장치인 파자우pazaw를 이용하여 연회를 준비하는 것이다. 봉헌에 쓰이는 음식에는 소금 간을 하면 안 된다. 만약 소금간을 한다면 초자연적 존재가 많이 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의식이 끝나고 나면 공동체 사람들은 연회를 열고 비로소 원하는 대로 소금 간을 한다. 이 의식을 치른 사람은 의식을 치르지 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는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토속풍학과 토속기상학

바람과 기상에 대한 전통지식은 야간 어로활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통적 어부들은 항해를 위한 방향을 확인하고 유지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을 읽어야 한다. 육지의 형태는 항해의 기준이 되지만 야간에는 소용이 없다. 이때 어부들은 자신들의 다른 감각을 극대화하고 대기의 여러 요소들을 조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만약 육지를 볼 수 없다면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바로 바람”이라고 한 어부가 말했다. 바람은 계속해서 변한다. 따라서 해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바람과 계속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은 또한 지역 날씨를 예측하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이다. 파나혼panahon은 지역 방언으로 시간과 날씨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날씨는 신중한 관찰이 필요한 위험 요소이다. 전통 항해에서는 꼭 알아야 할 9가지 바람이 있다(그래픽1).

토속 천문학 – 파미툰

그래픽 1. 막탕의 전통적인 야행 어부들에 의해 확인된 아홉 개의 바람 © 이안 데일 B. 리오스, 2018년 3월

파미툰Pamitoon은 어로활동에 별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별은 티감나난tigamnanan이라고 하는데 특히 시간을 나타내는 별을 가리킨다. 별이 눈에 보이는 한 “결코 시간을 놓치지 않는다”라는 격언이 있다. 흥미롭

게도 별, 시간 그리고 물고기의 행동 패턴 간에는 상호 연관성이 있다. 이러한 관계는 전통어로 활동을 하는 어부들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며 그들의 어로방식을 형성한다. 마카부과스Ma kabugwas는 혼자 떠있는 큰 별로 새벽 3시에 떠오른다. 팅라각tinglagak은 어부가 푸콧pukot(어망)을 던져야 하는 시간이며 팅쿠빗tingkubit은 물고기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면서 어망으로 뛰어드는 시간을 말한다. 바틱Batik은 ‘L’자 모양의 별 또는 이스쿠왈라iskuwala를 닮았다. 그 별은 새벽 4시경에 지며 어망이 이미 다 쳐져있어야 할 때를 알려준다. 이러한 별이 보이지 않을 때는 시간 감각을 잃기 때문에 어획량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만약 어망을 너무 일찍 치면 어망이 꼬일 수 있어서 물고기가 뛰어들지 못하게 되며, 너무 늦게 어망을 치면 물고기를 잡을 시간이 모자라게 될 것이다.

연안의 바다는 해양환경, 생태계, 초자연적 영역, 대기 그리고 천체 등이 모두 포함된 다차원적 공간이다. 이러한 문화적 연관성은 인간과 자연의 긴밀한 관계를 반영한다. 그러나 여러 요소들이 얽혀 이러한 관계를 위협한다. 대규모의 상업적 어로활동은 해양 생태자원을 고갈시키고 전통 어로방식의 지속성을 위협한다. 이는 문화와 자연의 불가분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더구나 현대교육의 영향으로 전통 어업은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못사는 사람들이 바다에 남아 일하는 것으로 평가 절하되어 왔다. 그리고 사회경제적 구조가 지역어부들을 사회의 소수자로 고립시키고 있다. 한 어부는 “이봐요,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바다로 밀려옵니다. 음,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은 소금만으로 살아가는 거죠”라고 말한다. 근본적으로 문화의 이러한 요소를 등한시하는 것은 필리핀의 정체성을 잊어 버리는 것이다.

연안자원 관리

장인어른을 위해 푸콧(어망)을 꼼꼼하게 손보는 현지 어부, 레오나르도 “발도” 도네르 © 이안 데일 B. 리오스(2017년 12월)

막탕의 해양 무형유산의 온전함은 해당 유산 보유자들과 전통적인 야간 어로활동을 하는 어부들의 의식뿐만 아니라 이들이 자연적 요소와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공간에도 존재한다. 우리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해양 생태계 파괴와 해양 무형유산의 소멸과 같은 난제들을 고려해 볼 때, 무형문화의 유산적 가치는 연안 자원관리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연구는 보존 노력에 대한 정보 제공에 있어 민족지학적 자료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자원 활용과 관련한 갈등을 해결하는 탄탄한 토대가 된다.

관계 측면에서 볼 때, 전통 공동체로부터 우리가 배울 것이 매우 많다. 전통 야간 어로 활동은 별과 파도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문화적 경이이며 인류의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