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민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듭이란 간단하게는 실이나 끈을 이용하여 풀어지지 않게 묶어주는 것을 뜻하며, 매듭 공예라는 측면에서는 여러 방법으로 만든 실과 끈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엮어서 물리적, 심리적 기능을 부여하는 기법이라 말할 수 있다.
매듭의 기원은 사실 인류가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시 시대 때 수렵 생활에서 사냥 도구를 묶거나 연결할 때 혹은 사냥한 짐승을 운반할 때 나무껍질이나 풀 등을 이용하여 생존에 필요한 끈과 매듭을 만들었다. 인류의 성장과 함께 매듭은 단순히 생존의 필수품을 넘어 다양한 재료의 선택과 제작 기법의 개발을 통해 생활에 밀접한 공예품으로 발전하였다. 예를 들어 허리끈이나 바구니, 멍석 등의 형태로 문화마다 생활 환경에 따라 각각 매듭의 기법과 모양이 다르게 변화되어 왔다. 더 나아가 매듭은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나 집안을 장식하는 공예품으로, 또는 의례에 사용됨으로써 생존과 생활을 넘어 심미적, 정신적인 기능도 갖추게 되었다.

보타이 © 박형민

매듭병풍 © 박형민

우리나라 매듭의 기원과 역사도 위에 언급한 과정을 거처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기법과 쓰임새 부분에서 우리의 독자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매듭의 기법은 실을 염색해서 끈 형태로 만들고, 그 끈으로 여러 모양의 매듭을 엮어내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과정마다 수십 단계의 공정이 요구된다. 매듭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했는데, 특히 조선 시대 때는 생활 전반에 걸쳐 매듭이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가령, 허리끈이나 주머니 끈 등의 복식용 매듭에서부터 노리개, 선추매듭 같은 장신구용 매듭, 방장걸이나 횃대걸이 등의 생활 장식용 매듭과 상여유소나 인로왕번유소 같은 종교 의례용 매듭에 이르기까지 매듭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근대 이후 산업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매듭의 쓰임새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고, 그에 따라 매듭을 생업으로 하던 장인들도 차츰 매듭 일을 놓게 되어 그 맥이 어쩔 수 없이 끊어지고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우리 것을 지켜내고자 한 간절한 노력과 소망으로 매듭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인식되어 전승되고 있다. 매듭 전승자들은 매듭의 기법을 전승하며 그 쓰임새를 활용하고자 힘쓰고 있다.
매듭이 지속해서 전승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사용하고 즐길 수 있는 공예품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매듭 전승자로서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재료와 소재의 개발, 혁신적인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전승 매듭의 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오랜 시간 우리 선조들이 이어온 매듭의 기법과 그 섬세함은 현재 감각 있는 매듭 장신구로써 활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시대의 특징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매듭 공예의 특징이다. 나의 매듭 장신구로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우리 전통 매듭의 기법이나 섬세함은 외국의 유명 장인 브랜드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우리의 장점이기에 매듭에 종사하시는 장인 분들의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 또한 매듭장 이수자로서 이 일을 천직이라 여기고 전통의 맥과 초심을 잃지 않고 매듭 전승과 교육 작품 활동에 심혈을 다할 것이며 한국의 전통 매듭 장신구가 세계적으로 빛을 발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선추매듭 © 국립무형유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