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사 아킬레스
무형문화유산 컨설턴트

학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하여 학습하고, 공유하며, 사회의 안녕에 기여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행복한 공간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 대부분과 때로는 성인이 되어서도 상당 부분을 교육체계 속에서 보낸다. 따라서 양질의 교육이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2030 의제’의 달성 목표 중 하나라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지속가능한발전목표 4(SDGs 4)라고도 불리는 이 목표는 교육의 양적 지표(예를 들면, 모든 소녀, 소년들의 완전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양질의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은 인권, 평화 그리고 책임 있는 시민의식의 실천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며, 이는 다른 여러 측면 중에서 세계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공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국어로 제작된 무형유산과 함께 가르치고 배우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 UNESCO

문화를 학교로: 살아있는 유산을 활용한 교육과 학습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 또는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을 주축으로 수많은 계획과 교육적 접근법이 추진됐다. 문화를 학교 교육과 연계하는 것은 이러한 교육 목적을 진전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자 문화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방법이다. 지난 40년 동안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교육에서 예술 교육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계획들을 진두지휘해 왔다.
살아있는 유산을 활용한 혹은 그에 대한 교육은 학습 과정을 풍부하게 하는 접근법 중 하나이다. 무형문화유산(ICH)은 지속적인 연행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승하는 지식과 기술을 포함한다. 음악, 춤, 의식, 지역의 건강과 관련된 관습, 드라마, 음식, 공예 기술, 축제 등 많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모든 학생과 그들의 가족, 교사 그리고 학교 인근 공동체에 사는 모든 사람은 자신들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살아있는 유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같은 관습을 공유하건 혹은 다른 관습을 갖고 있건 간에 이들 관습은 지역적으로 활용 가능한 지식과 기술의 거대한 저장소를 구성한다. ICH는 종종 가족이나 공동체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전승된다. 일부 종목은 공식적인 교육체계를 통해 교육될 수도 있다. 어떤 학교는 전통 음악, 춤, 공예 수업을 제공하거나 언어 수업 시간에 지역 문헌을 활용한다. 혁신적인 교육 접근법 역시 살아있는 유산을 활용한 교육 방법을 모색해 왔다. 이는 살아있는 유산이 교육과 학습 과정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사례, 내용, 교육학적 도구 또는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모든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교과 외 학교 활동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시간에 요리 재료의 비율을 계산하고, 직물 패턴을 통해서는 기하학 개념을 시각화할 수 있다. 악기로는 소리, 떨림, 진동을 실험할 수 있으며, 생물 수업에서는 계절에 따른 지역의 식물과 동물의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사회나 역사 시간에는 과거와 현재의 살아있는 유산 종목의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관습을 통해 성 역할과 사회구조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활용 사례는 끝도 없이 많다.
이러한 접근법은 학생, 학교 그리고 공동체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학생들에게 익숙한 ICH를 활용하여 수업을 상황에 맞추어 더 적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수업은 매우 실제적일 수 있으며 학생들이 새로운 정보와 개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ICH를 이용해 학습하는 것은 흥미롭고 실용적이며 재미있다. 다문화 교실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으며, 이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포용과 관용을 강화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양질의 교육에 기여한다. 교사들은 혁신적인 교육법을 시도할 수 있으며 다학문적 프로젝트에서 동료들과 협력할 수도 있다. ICH 종목은 종종 다양한 시각을 통해 탐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유산 종목을 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나아가 전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유산 보호에 기여한다. 또한 이러한 접근은 GCED 혹은 ESD의 원칙과 목적에 부합하며 그 관계는 상호 호혜적이다.

실제 경험의 축적
유네스코는 교육자들이 교사들 자신 혹은 학생들의 살아있는 유산과 관련된 상황별 수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6단계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아태 지역과 유럽에서 과거 프로젝트를 수립하면서 방법론을 테스트했고, ICHCAP(the International Information and Networking Centre for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in the Asia-Pacific Region under the auspices of UNESCO)과 APCEIU(the Asia-Pacific Centre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under the auspices of UNESCO)의 재정 지원으로 이를 정비했다.
2021년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네팔, 대한민국 그리고 태국 등 6개국 21개교에서 시범 수업을 실시하였다. 6개국 전문가 집단은 각 국가의 교사들을 훈련하고 지원했다. 수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강의 계획이 도출되었고, 이를 반영하여 방법론을 강화하였다. 시범 수업은 학교가 주변 공동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들 공동체는 지역의 살아있는 유산과 소중한 인적 자원의 주요 보호자들이다. 지역 연행자들은 교사들이 ICH 종목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강의를 개발하는 것을 도와주었으며 직접 수업을 하기도 했다. 네팔에서는 어머니들이 요리 교실을 지원하고, 카자흐스탄에서는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예술을 보여주었으며, 태국 마을에서는 목수들이 공예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았다. 많은 나라에서 학교가 폐쇄되었고 대면 회의는 취소되었다. 많은 무형유산 축제와 행사들도 취소되거나 행사 진행에 제약을 받았다. 전문가와 지역 협력자들은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적응해야 했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훈련과 학교 활동은 온라인이나 때로는 직접 대면을 통해 이루어졌고, 100가지가 넘는 교안이 개발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한 학교는 만들어진 교안의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 ICH 박물관을 만들었다. 네팔의 경험은 상당히 성공적이어서 현재 한 지역에서는 지역 내 모든 학교로 이 접근법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시기에 제안된 창의적인 해결책은 박수받을 만하다. 2,000명의 참가 학생 대부분은 마스크를 썼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이 혁신적인 수업에 참여하면서 얼굴에 미소를 띠고 눈을 반짝거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이는 훨씬 의미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대나무 부적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태국의 공동체 어른 © UNESCO / Linina Phuttitarn

교사를 지원하기 위한 자료, 그리고 그 이후
교사들은 동료 교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영감을 받는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그들의 실제 경험을 지침서에 담아냈다. 이 지침서의 핵심은 바로 방법론이다. 여기에는 6개 시범 국가의 많은 사례와 이전 프로젝트에서 확인된 사례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디오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우선 이러한 접근법의 핵심 아이디어와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행할 수 있는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 더 깊이 들어가면 다운로드나 프린트할 수 있는 안내 지침과 온라인 과정을 통해 개념과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온라인 과정은 전 학년 모든 과목의 교사를 대상으로 한다. 교사들은 다른 과목은 물론 예술과 문화와 관련된 수업을 상황에 맞추어 더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교육법을 테스트하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과정에서 제시되는 내용과 사례 대부분은 초등 과정과 중등 과정의 저학년 단계의 것이지만 방법론은 모든 학년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온라인 과정은 프로젝트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다섯 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모듈에서는 개념을 규정한다. 즉 살아있는 유산은 무엇이며, 학교에서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가 등이 포함된다. 모듈 2에서 4는 ICH에 대한 정보를 찾고 공동체 협력자들과 작업하는 방법을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활동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6단계 방법론을 참가자들에게 안내한다. 마지막 모듈은 더 지속 가능한 접근법을 위해 여러 학교의 현실에 맞게 이 방법론을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다문화적 환경 속에서 살아있는 유산을 이용한 교육 방법, 공동체 내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법, 또는 GCED 혹은 ESD와 같이 학교에 이미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기존의 교육법과 이 접근법을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 등이 포함된다.
각 모듈은 수많은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3개에서 5개의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모듈 마지막에는 참여자들이 짧은 과제물을 수행하도록 한다. 모듈마다 참여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뿐만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살아있는 유산과 관련된 강의 계획이나 활동을 개발한다.
안내서와 온라인 강의는 강의 계획 사례, 다양한 학교 교과목을 살아있는 유산과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 살아있는 유산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 그리고 특정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가 자료 링크 등 일련의 도구들로 보완된다.
교사들은 이 자료를 활용하는 주요 대상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설명된 바와 같이 교사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 그들의 업무는 교육 정책, 교과과정, 프로그램에 의해 그리고 학교의 교칙에 따라 틀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학교 관리자와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안내서는 살아있는 유산 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한 공동체는 살아있는 유산의 주요 보호자이므로 부모와 지역 연행자들이 학교와 교사들과 협력하여 강의의 질을 높이고 그들의 관습을 보호할 방법도 제시한다.
살아있는 유산은 어디에나 있으며, 교육 활동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살아있는 유산을 학교 교육에 활용할 가능성은 무한하다. 유네스코는 안내서를 만들어 내고 인근 학교에 이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 탐구하는 데에 관심 있는 교사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한다.
이 프로젝트는 알마티, 카트만두 그리고 프놈펜의 유네스코 사무소와의 협력과 ICHCAP, APCEIU의 재정 지원으로 유네스코 방콕 사무소에 의해 시행되었다. 청두 문화관광그룹(Chengdu Culture and Tourism Group)의 추가 재정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비디오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https://bangkok.unesco.org/content/animation-series-teaching-and-learning-intangible-cultural-heritage-asia-and-pacific) 안내서는 유네스코 방콕 사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 과정은 GCED 온라인 캠퍼스 플랫폼(www.gcedonlinecampus.org/)을 통해, 지침서는 2022년 2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교내 무형유산 박물관 설립을 위해 논의하는 학생들 © UNESCO / Kamilla Kenzhetayeva

태국 반 매 응온 킬렉(Ban Mae Ngon Khilek) 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딸래우(Talaew) 현지 조사
태국 북부의 8개 소수민족 학생들은 반 매 응온 킬렉 학교에서 함께 공부한다. 교사들은 살아있는 유산은 일상생활의 일부분임을 알리고자 했으며, 학생들이 자신들의 주변을 관찰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화 요소를 찾아보도록 했다. 학생들은 마을 내 거의 모든 집이, 민족적 배경에 상관없이 딸래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딸래우는 얇고 좁다란 대나무 막대기로 만든 보호용 부적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대문이나 문틀에 매달아 사악한 영혼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한다. 학생들은 대나무로 만든 그 공예품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궁금해했다. 교사들은 이 문화적 요소에 대해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알아가도록 독려했다. 교장 선생님과 지역 공동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은 두 개 마을에서 조사 활동을 계획했다. 15명의 지역민이 딸래우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각 마을에 대한 현지 조사에 참여했다. 그들은 딸래우의 의미, 가치, 기능, 재료 그리고 제작 과정에 대한 질문을 준비하고, 사진을 찍고 비디오 촬영을 하며 사람들의 대답을 받아적었다. 그리고 딸래우 만드는 법도 배웠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었던 현지 조사를 통해 상당히 흥미로운 정보를 얻었다. 교사들은 이 조사 내용을 8개 과목에 통합했다. 수학 시간에는 딸래우의 모양과 형태를 살펴보고, 미술 시간에는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사회 시간에는 종교적 신념과 교훈, 사회적 연대를 찾아보고 태국어 시간에는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았다. 영어와 중국어 시간에는 새로운 단어를 배웠으며 과학 시간에는 원료인 대나무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경력 개발과 딸래우 판매를 통한 수입 창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딸래우를 사용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굉장히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여기도록 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이러한 수업은 살아있는 유산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강화하였다.
공동체 구성원은 이 조사 활동과 공예 시연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현지 조사가 끝난 후 공동체 구성원의 손자들은 공동체 유산에 대해 그들의 할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연장자들은 이 전통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학생들은 살아있는 유산을 함께 조사하면서 교육체계의 수동적인 참여자에서 학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받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그들의 유산을 보호하고 세대 간 격차를 메워주는 효율적인 문화적 중재자가 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흥미에 따라 다양한 과목에서 살아있는 유산을 배우고 참여할 수 있었다.
“지역의 지혜는 우리 삶의 방식 속에 분명하게 드러나는 문화 토대다. 그 가치는 금전적 가치를 뛰어넘는다. 우리 땅의 긴 역사와 더불어 우리는 그 지혜를 배워야 하고 그 미래를 보장해야 한다.”
-푸앙펫 미마(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