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쉬밤 로가라즈
싱가포르 국립유산위원회 담당관

까오 밍민
싱가포르 국립유산위원회 담당관

구통계 변화로 인한 문제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이르기까지 살아있는 유산에 위협이 되는 현상은 다양하며 유네스코(https://ich.unesco.org/dive/threat/ 참조)를 통해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고도로 도시화된 국가에서 무형유산의 성공 가능성과 연행의 지속성에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다룰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한된 국토 면적, 현대 기술에 대한 집중도 증가, 코로나19 대유행이다.
728제곱킬로미터의 면적에 인구 545만 명이 살아 가는 대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현대 기술 및 도시화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이로 인한 사회, 문화, 경제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또한 세계적 여행지이자 비즈니스 중심지에 코로나19 대유행이 몰고 온 변화와 이러한 변화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무형유산에 미친 파장을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이 무형유산의 번영과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 무형유산을 연행하는 공동체들은 현실에 적응하며 발전해 왔다. 이 글에서는 도시화의 현실에 적응하고 현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킨 싱가포르의 의례, 연행, 축제에 대한 세 가지 사례 연구를 제시할 것이다.

2016년 테미티(Theemithi) 은색 전차 행렬이 주택 단지를 통과하는 모습을 더 많은 공동체가 접할 수 있도록 생중계로 정보를 제공했다 © Hindu Endowments Board

칭게이(Chingay)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접적인 모임이 제한되면서 칭게이 퍼레이드는 2021년에 디지털로 전환되었으며 올해 초에는 쥬얼 창이 공항(Jewel Changi Airport)에서 하이브리드(대면·비대면 병행) 쇼케이스 형태로 진행되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퍼레이드를 생중계함으로써 공동체에 기쁨과 열정, 축하를 선사하는 문화유산 전통을 이어나갔다. 공연자들은 계속해서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대중은 대면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칭게이 퍼레이드는 물리적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도시 공간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기술을 성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퍼레이드의 정신과 연행을 생생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칭게이 퍼레이드는 현대 도시에서 무형유산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발전시킨 하나의 사례다.

은색 전차 행렬(Silver Chariot Procession)

은색 전차 행렬은 힌두 공동체가 연행하는 종교 의식으로 주재 여신의 성상을 실은 거대한 행렬용 전차를 교인들이 공공 경로를 따라 끌고 다니며 행진한다(www.roots.gov.sg/ich-landing/ich/silver-chariot-procession 참조). 행렬 전의 은색 전차 제작과 이후의 유지관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이며 이러한 전통은 힌두사원과 공동체가 오랫동안 성장하며 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더욱 정교해졌다.
매년 진행되는 두 개의 유명한 은색 전차 행렬이 있다. 첫 번째는 타이푸삼(Thaipusam)을 기념하는 행렬이며, 두 번째는 테미티(Theemithi)를 위한 행렬이다. 이 두 행렬은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와 도심지구, 다양한 공공 및 개인 주택 단지를 통과한다. 교인들은 전차 옆에서 나란히 걷고, 행렬을 지켜보던 사람이 전차를 목격하면 상서로운 축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교인들은 전차에 모셔진 주재 여신에게 바리사이(varisai, 과일, 꽃, 비단옷, 향과 같은 공물을 담은 접시)를 바친다. 행렬이 주로 주택 단지 주변과 시 중심부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톨게이트, 육교, 현수막과 같이 높은 곳에 설치된 시설물은 행렬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공동체와 기획자들은 이러한 물리적 장애물을 피해 돌아가거나 행렬 경로를 바꾸는 등 도시 환경에 맞춰 문화유산을 발전시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전차 행렬의 전통과 연행을 지속하기 위해 성직자 한 명과 소수(평소 참가했던 수백 명의 참가자와 비교하면)의 자원

싱가포르 F1-Pit 자동차 경주장(F1-Pit Building)에서 열린 2019년 칭게이 퍼레이드 © People’s Association, Singapore

봉사자만 여정에 참여했다. 참관을 바라는 공동체를 위해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행렬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렬의 생중계는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축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힌두 재단이 2014년부터 진행해 온 포용적 계획의 일부이기도 하다.
오늘날 모든 연령 집단의 힌두교인들이 은색 전차 행렬과 관련된 연행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전차를 구성하는 수많은 부품을 조립하고, 장식하고, 광택을 내는 등 전차를 관리하거나 실제로든 온라인으로든 적극적으로 행렬에 동참한다. 여러 세대의 싱가포르 힌두교인들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의 지속적 성장으로 인한 미묘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전통적인 종교 연행을 기념하는 것에 익숙하다.

2019년 칭게이 퍼레이드의 파쿠 게밀랑(Pacu Gemilang, 화려한 보트 경주)은 전통 보트 경주에 영감을 받은 퍼레이드 차량과 공연을 통해 말레이 공동체의 강한 팀워크와 단합을 보여주었다 © People’s Association, Singapore

하리 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
하리 라야 푸아사는 하리 라야 아이딜피트리(Hari Raya Aidilfitri) 혹은 에이드-알-피트르(Eid-Al-Fitr)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라마단의 종식을 알리는 중요한 축제이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이 이날을 기념한다(www.roots.gov.sg/ich-landing/ich/hari-raya-puasa 참조).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내내 금식한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이며, 모든 달 중에 가장 신성한 달로 여겨진다. 이 기간에는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금식하고 금주한다. 가족, 친척, 친구들과 집에서 벌이는 연회가 라마단 금식을 마무리 짓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며, 이 신성한 한 달 동안 모스크는 특별한 기도회를 여는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역사적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함께 동네를 장식하고 공동체 연회를 벌였다. 공동체 대다수가 싱가포르 전역의 고층 아파트로 옮겨간 이후에도 공동체의 기풍과 공유의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 연회 장소는 집이나 모스크로 옮겨졌다. 가족들이 음식을 쟁반에 담아 서로 나누어 먹는 문화는 이웃과 친구에게로 확대되었다. 친척과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일은 샤왈(Syawal, 이슬람력의 열 번째 달로 하리 라야 푸아사와 함께 시작되는 달) 내내 이루어진다. 가족 구성원들은 이러한 모임에서 먹을 음식을 종종 함께 준비한다
가포르의 게일랑 세라이(Geylang Serai, 한때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말레이인 정착지 중 하나)와 같은 장소에는 하리 라야 푸아사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불이 켜진다, 다양한 종류의 지역 음식이나 쿠에(kueh) 같은 전통 디저트, 의류, 액세서리를 파는 대규모 시장이 큰 인기이며 캄퐁 겔람(Kampong Gelam, 말레이, 아랍, 부기스(Bugis) 공동체와 관련된 역사 지구) 등의 다른 지역에서도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장이 많아졌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시장이 임시 중단되었고 대규모 사회적 모임도 금지되었다. 공동체는 도시 주변의 다양한 모스크에서 기도회와 설교를 생중계하고 모바일 기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친척 집을 방문하는 등 어려운 시기에 적응해 나갔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파는 전통 음식과 디저트를 배달할 수 있는 재택 사업이 증가하기도 했다.
또한 국립유산위원회(National Heritage Board)는 말레이헤리티지센터(Malay Heritage Centre)와 공동으로 말레이인-무슬림 공동체의 음식, 패션, 문화, 공연예술을 선보이는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및 하이브리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이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공동체는 축제의 사회적 연행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하리 라야 푸아사 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 © National Heritage Board, Singapore

결론
도시 환경이 무형유산 연행의 발전을 어렵게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싱가포르의 다양한 공동체는 현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한된 국토 면적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도 훌륭히 대처했다. 다양한 관련 공동체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적응을 통해 무형유산 의례와 연행, 축제는 여전히 공동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번성하고 있다. ■

NOTE
1. For more information on Singapore’s ICH, see www.roots.gov.sg/ich-la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