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마하르잔
연구원, 하이델베르그 대학교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한다. 많은 문화권에서 젊은 세대에게 정보, 전통 그리고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야기가 활용된다. 이러한 이야기 대부분은 구전으로 대대로 이어진다.
카트만두 계곡은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가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심지어 제례를 지내는 동안에도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그러한 많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이 늘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동물이지만 일부는 신화 속의 동물이다. 이 중 많은 동물이 신의 지위를 얻어 사람들의 숭배를 받기도 한다.
카트만두 계곡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수천 년 전, 카트만두 계곡은 물로 가득한 거대한 호수였다. 만주스리(Manjushree), 즉 문수보살이 호수 속에 있는 연꽃에서 나오는 빛을 보기 위해 티베트에서 이곳에 도착했다. 그는 칼로 여러 언덕 중 하나를 잘라냈는데, 사람들은 그것이 초바르(Chovar)라고 하는 남쪽 언덕이며 그곳으로 계곡의 물이 빠져나갔다고 믿는다. 그리고 빛이 나는 연꽃으로 스위암부(Swyambhu) 사원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물속에 살던 많은 동물이 살 곳을 잃었다. 생명체, 그중 대부분은 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서 거의 모든 사원, 분수, 우물 그리고 심지어 가정에도 뱀이 표현되어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은 집에서 뱀을 숭배하는 것이 뱀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그곳에 살던 뱀 하나가 살던 호수를 떠나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그 뱀은 계곡 안에 있는 타우다하(Taudaha)라고 하는 다른 호수로 옮겨갔다. 그 호수는 “뱀의 호수”로 불리며 여전히 뱀의 고향으로 여겨진다.

키르티푸르 사원에 있는 거대 코끼리 석상 © Monalisa Maharjann

계곡 내의 많은 연못과 호수는 뱀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카트만두 계곡 곳곳에 있는 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우물 주변에는 개구리, 악어, 물고기와 같은 많은 수생동물에서 신화적 동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동물의 도상이 있다.
네팔에서 동물들은 문화유산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원 대부분은 사원과 신을 수호하는 코끼리, 사자 혹은 신화 속 존재의 석상으로 장식되어 있다. 축제에서 동물 이야기가 재현되기도 한다. 카트만두에서 열리는 그러한 축제 중 하나인 인드라 자트라(Indra Jatra)에서는 대나무로 짠 매트로 만들어진 코끼리가 불안한 몸짓으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다닌다. 그 코끼리 모형 속에는 두 사람이 들어가며 그중 한 사람이 코끼리를 이끌어 간다. 구전되는 이야기에 따르면 코끼리는 땅에서 꽃을 훔쳐 왔던 인드라(Indra) 신의 수호자였다. 이 신이 붙잡혀 기둥에 묶이자 코끼리가 자신의 주인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자신의 주인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코끼리를 표현하기 위해 그 모형 속에 있는 사람은 관중 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닌다.

네팔 바크타푸르 두르바 광장 우물에 있는
힌두 신화 속 뱀 조각상 © lindrik,123rf.com

동물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축제의 오락거리와 사원을 장식하기 위한 장식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 동물은 신성한 존재로 여겨진다. 키르티푸르(Kirtipur)의 가장 유명한 사원 중 하나에는 바아그 바이라브(Baag Bhairav)라는 신을 모시고 있다. 이는 호랑이 모습을 한 신으로 글자 그대로 바이라브 호랑이로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이 이야기를 지니고 있듯이, 신으로서 호랑이를 숭배하는 것 역시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오래 전 한 무리의 아이들이 초원에서 소 떼를 돌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진흙으로 호랑이를 만들면서 놀다가 호랑이 혓바닥을 만들기 위해 나뭇잎을 찾아 나섰다. 다시 돌아온 그들은 점토 호랑이의 입가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후 아이들은 그 소 떼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 사람들은 돌 호랑이를 바이라브로 숭배하기 시작했다. 사원 안에 있는 주 조각상은 혀가 없는 돌 호랑이이며 은으로 감싸여 있다. 지역 주민들은 진흙으로 만들어진 진품은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조각상의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많은 지역민과 계곡 여러 지역의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신 대부분이 자신들의 이동 수단으로 동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시는 신에 따라 사원은 그 신의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는 동물로 장식되어 있다. 이 동물들 역시 제각기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많은 동물은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으며 그 속에서 언급되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까마귀, 개, 암소, 황소, 개구리 등 인간과 어울려 사는 동물들은 많은 신화적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매년 특정 날에 행하는 숭배 행사를 통해 강화된다.
비록 숭배하지 않는 동물일지라도 인간 생활에서 그들을 위한 공간은 분명하게 눈에 보인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만큼, 동물들과 공유되는 공간 역시 하고픈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모든 전통식 가옥에는 일부러 남겨놓은 작은 구멍이 많이 있다. 이 구멍은 제비와 비둘기를 위한 것으로, 우리가 제비나 비둘기로 환생하면 우리의 집이 될 것이다. 비록 이러한 구조가 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이런 신념을 가지고 사원에서 새들에게 모이와 물을 준다.
많은 이야기가 종교적 독실함, 가치 그리고 선업과 관련되지만, 이 이야기들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는 우리는 다른 모든 생물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생물과 지구를 공유하여 환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들 이야기 속의 많은 등장인물은 거리, 좁은 골목, 사원 그리고 정원에 세워져 있는 조각상의 형태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것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