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마하라잔
연구자, 유네스코 무형유산 및 전통지식 체어

네팔은 113개의 민족 공동체와 93개의 언어 및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양성의 나라이다. 언어 외에도 각 민족은 고유한 생활방식, 식습관, 전통, 의식 그리고 축제를 가지고 있다. 네팔의 면적은 약 147,000㎢이며, 다양한 기후와 토양뿐만 아니라 풍부한 생물 다양성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네팔의 음식과 문화 그리고 생활방식의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네팔의 각 공동체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새해와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이 있다. 공식적으로 네팔은 국가나 공기관의 모든 공식 행사에 비크람 삼밧(Bikram Sambat)력을 따르는데, 이에 의하면 새해는 4월에 시작하며 현재는 비크람력으로 2077년이다.

하지만 카트만두 계곡에 사는 토착민인 네와르(Newar) 공동체 역시 자신들만의 새해와 그날을 축하하는 고유한 방법을 지켜오고 있다. 그들의 새해는 그레고리력의 10월에 해당하며 이날은 티하르(tihar)로 알려진 5일 간의 축제 기간 중 네 번째 날이다. 네팔 힌두교와 불교 공동체는 이 축제를 기념한다.

하지만 새해의 네 번째 날과 마 푸자(mha puja)는 불교도와 힌두교도인 네와르 공동체에서만 기념한다. 전설에 따르면 새 시대의 시작과 관련해 산카르다르 사카(Sankhardar Sakwha)라는 상인이 등장한다. 그는 들고 있던 자루 속에 가득했던 모래가 금으로 변한 것을 알게되자 이 금으로 모든 사람의 빚을 갚아주었다. 그 후 네팔 삼밧(nepalsamat)이라 불리는 새 시대가 열리게 되었고, 이때가 서기 879년 10월 20일이었다. 현재는 네팔 삼밧력으로 1141년이다.

새해 첫날 아침이 되면 카트만두 계곡과 계곡 외곽에 네와르 공동체가 살고 있는 도시와 마을, 동네 대부분이 행렬에 참여한다. 고대 거주지의 거리, 마당 그리고 광장은 북 치는 소리, 플루트 연주와 같은 전통 음악 그리고 사람들의 즉흥 춤으로 가득하다. 많은 젊은 참가자들을 포함해 다채로운 색상의 전통의상을 입은 대규모 군중을 행렬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깃발에 새해 소망과 더불어 악기로 대표되는 구티(guthi)의 이름을 적어서 들고 다닌다. 활기찬 음악과 춤 속에서 행렬 주변은 “두 다야 빈투나(Nhū dãyā Bhintunā)!”라고 새해 인사를외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네와르 공동체에는 다양한 계급이 혼재해 있으며 각 계급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통악기를 가지고 있으며, 계급마다 지역을 중심으로 기능하는 사회 조직인 ‘구티’를 형성한다. 구티는 젊은 세대에게 악기를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사원, 의식 그리고 축제를 관리하는 역할도 한다. 구티 혹은 단체는 자신들의 구티를 대표하는 악기를 들고 행렬을 따라 공연을 하며 도시 주변을 돈다.

예를 들어 농민 공동체는 두냐(dhunya, 깃발을 달고 야크 털을 붙인 긴 장대)와 딤(dhime)이라고 하는 큰 북을 가져가며, 탐라카르(tamrakar, 구리세공사)와 샤캬(shakya, 금세공사)는 딤보다 작은 다바하(dha baja)를 가지고 와서 스틱으로 연주한다. 일부 구티는 특정달에만 연주되는 다파(dafa)를, 어떤 구티는 바수리(basuri, 플루트)를 갖고 온다. 구티는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다른 의식이나 기념식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악기를 연주한다.

네와르 새해 행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된 빈투나 행렬은, 새해를 기념하는 행렬로서는 네팔 삼밧력 1075년 네와르 시인 시디다스 마하주(Siddhidas Mahaju)의 100주년 기념일에 초사 파사(Chosa Pasa)에의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그 이후 네팔 바샤 만카 칼라(Nepal Basha Manka Khala)가 네팔 삼밧력 1100년에 첫 집회를 시작했다. 이때 네팔은 왕의 직접 지배하에 일당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네팔 국민은 이에 저항해 완전한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있었다. 당시 국민들은 표현의 자유도, 언어의 자유도 없었다. 이 문화행사는 일당 통치에 반대하는 표현 수단으로 받아들여졌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새해 축하 행사를 여전히 네와르 언어에 대한 인식 제고와 증진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

행렬이 지속된 지 40여 년이 지나면서 카트만두 계곡 모든 도시와 마을은 자신들만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현재 카트만두에서는 네팔 삼밧 누다 라스트리야 샤마로 사미티(Nepal Sambat NhudaRastriya Shamaro Samiti)가 행사를 조직한다.

새해 일주일 전 이들은 “나샤 됴(Nasha Dhyo)”에게 예배를 드리는 의식에 모든 구티 회원을 초대한다. 참가자 전원은 제공되는 음식이나 간식을 먹는다. 행사 자체가 구티의 새해 행렬 참가를 독려하는 초대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통 구티 외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단체를 만들어 악기를 들고 행렬에 참여한다.

행사를 위해 사람들은 거리와 광장을 청소하고 꾸민다. 길가를 따라 단상을 설치하고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만다라(mandala)를 만드는 기술을 선보인다.

아침 행렬은 8시경에 시작해서 한낮까지 이어진다. 저녁에는 모든가족이 마 푸자를 기념한다. 이때 가족 중 가장 연장자(특히 여성)가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만다라로 예배한다. 이는 사람들의 영혼을 숭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들은 함께 모여 새해를 축하하고 전통 잔치를 즐긴다.

네와르 사람들의 새해맞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되며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통해 한해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