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테아베 살로푸카
바카발로협회 대표

더프섬으로도 알려진 타우마코(Taumako)는 남서 태평양의 솔로몬제도 남동부에 위치한 테모투주(州)의 일부로 산타크루즈 제도의 폴리네시아 섬들 중에 하나이다. 타우마코 사람들은 바에아카우·타우마코 언어를 사용하며 사모아 폴리네시아인에 속한다.

벌레를 쫓고 부패를 막기 위해 흰색의 리무(해초)를 두드려 바카(테푸케)에 바를 반죽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 사이먼 테아베 살로푸카, 바카발로협회 대표

현재까지도 고대 항해술을 연행하는 타우마코 사람들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를 활용해 ‘테푸케(Tepuke)’라고 부르는 프로아(Proa) 세일링 카누를 건조하며 농업과 어업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통해 삶을 영위해 오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살아가는 타우마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해상 운송과 해양 자원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해 왔다. 섬과 해양 생태계에 대한 토착지식을 활용하여 음식과 약으로 동·식물을 사용하고, 해양, 기후, 섬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의 연간 패턴과 계절 패턴에 의존해 오고 있다. 사람들이 자연과 맺고있는 긴밀한 관계는 항해와 일상생활에서 날씨와 다른 자연 현상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른 섬의 사람들과 테푸케 카누를 이용한 거래를 통해 얻는 식량과 산타크루즈라고 불리는 붉은 깃털로된 화폐는 타우마코 사람들의 생계유지와 재산 축적의 수단이다. 또한 테 알리키(Te Aliki)라고 부르는 부족 지도자들의 명망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테푸케는 타우마코 사람들에게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필수적인 존재이다.
테푸케 카누를 이용해 얻은 음식은 성년 의례를 기념하는 전통 축제가 열릴 때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타우마코의 행사 주최자들은 전통 연회와 가무를 벌여 성년 의례를 축하한다. 의례에서는 임신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개인의 생애 주기를 연대순으로 기념한다. 어머니의 첫 임신, 태어난 아기의 첫 울음, 떨어져 나온 아기의 탯줄을 물고기에 던져주기, 아이를 집 밖으로 처음 데리고 나가는 날, 어머니의 친족들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친정으로 아기를 데려가는 것 등이 생애 주기에서 기념되는 주요 사건들이다.

망자의 애도 이후 타우마코의 여러 가구에 음식을 나눠주는 모습 © 사이먼 테아베 살로푸카, 바카발로협회 대표

카누에 음식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족 © 사이먼 테아베 살로푸카, 바카발로협회 대표

아이의 목욕, 아이의 머리카락 자르기, 친족이 아닌 사람에게서 아이에 대한 칭찬을 듣는 일 등도 의례에서 기념된다. 성년 의례의 음식나누기, 춤, 노래는 태어난 아이가 완전히 성장하여 혼인이 가능한 나이가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출생의 위험에서 안전하게 벗어났음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제도적인 관점에서 성년 의례의 두 번째 절차를 위한 음식 준비와 축하 행사는 신부대(신부를 데려오는 대가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넘겨주는 재화)를 내는 사람이 주관한다. 이는 성년을 맞은 아이의 가까운 친족들과 공개적으로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의례의 두 번째 절차에는 귓볼 피어싱, 비중격 피어싱, 귓바퀴 상단의 피어싱(첫째 아이인 경우), 콧구멍 상단 피어싱과 전통 춤추기가 있다.
여자아이는 허리에 구슬 줄을 착용하고 처음 성인의 옷을 입는다. 성년 의례 이전까지 청소년기에 적합한 옷을 입는 것은 성적 노출의 자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친족 관계에서의 역할 행동을 이해하고 친족에게 존경심을 표현하며 삼가야 하는 행동을 준수
하는 등의 사회적 성숙을 보여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여러 아이에게 동시에 여러 번의 의례가 이루어지며 신부대를 낸 사람들은 함께 어울려 밤새도록 전통 가무를 벌인다. 아이의 머리에 바른 심황은 존중과 축제를 의미한다. 상어와 물고기를 잡기 위한 활과 화살, 베텔 열매를 재료로 만든 탕가 카무(Tanga Khamu)라는 전통 바구니를 소년과 소녀에게 선물하는 것은 이들이 혼인하여 가족을 부양하고 자립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타우마코에는 신부대 의례 외에도 망자를 애도하는 의례도 연행되고 있다. 또한 씨족과 부족 구성원들 사이에는 특정 신이나 토템과 관련이 있는 종교나 다신 숭배가 있고 이와 관련된 음식 섭취가 제한되기도 한다.
타우마코의 전설적 조상인 ‘라타’는 타우마코에서 최초로 테푸케카누를 건조하고 항해한 영웅이다. 전설에 의하면 테푸케를 건조하기위해 나무를 자르고 있는 라타를 테우베 새(비둘기)가 지켜보다가 둘은 친구가 된다. 라타 이야기는 장편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테푸케에는 선수부의 활대를 밟고 있는 테우베 새의 형상이 휘어진 곡선의 이미지로 담겨 있다. 이 이미지는 항해의 안내자이자 도우미로서의 라타의 존재를 암시한다. 항해를 떠난 라타는 다시는 타우마코로 돌아오지 못한다. 라타가 불지 못하는 소라 껍질을 준 것에 화가난 숲의 여신 히노라가 테베니로 가는 통로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타우마코에서 여성, 남성, 어린이가 함께 협력하여 테푸케 카누를 만들 때 라타의 이야기는 비로소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사람들 사이에 전해진다. 타우마코 사람들은 ‘헤이헤이 라보이(Heihei lavoi)’라는 전통적 개념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을 살아간다. 오늘날 타우마코에서는 테푸케 카누 건조 기술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타우마코 항해자들은 다음 세대에 항해 지식을 전파하여 이러한 지식을 영속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새로운 테푸케를 건조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두 명의 노인 말고는 젊은 세대에게 테푸케 건조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