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시 렌덥
선임 연구사서, 부탄 국립도서관 아카이브

사람들에게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큰 교훈을 전달하는 이 멋진 이야기는 전 세계 근대화와 경쟁의 시대를 사는 우리 사고 체계에 자양분을 선사한다. 이 이야기는 자카르타에서 전해지는 부처에 관한 수많은 매혹적인 이야기 중 하나로, 부탄에서 숭상될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후세에 심오한 인간적 가치에 대한 가르침을 준다. 이야기는 카시(Kashi)의 깊은 숲속에 살고 있던 자고새, 토끼, 원숭이, 코끼리가 크기와 종이 다름에도 환상적인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마음을 바탕으로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날마다 서로 도와가며 식량을 구했고 구한 모든 것을 기꺼이 함께 나눴다.
어느 날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정을 다져왔지만, 우리 중 누가 가장 나이가 많고 가장 어린지 몰라. 최연장자를 존중하고 최연소자는 자상하게 챙겨줘야 하니, 한번 알아보자.” 놀랍게도 이 제안에 모두 동의했다.
다음날 이들은 모두 커다란 반얀나무 근처에 모였다. 연장자를 가리기 위해 자고새가 대화를 이끌면서 친구들에게 물었다. “이 나무를 봐. 우리 중 누가 이 나무를 가장 먼저 봤을까?” 코끼리가 먼저 대답했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 코끼리의 무리와 함께 살면서 이 나무를 보았어. 나무는 지금 나만큼 컸어.” 뒤이어 원숭이가 말했다. “내가 이 나무를 보았을 때도 내 몸만큼 컸어.” 토끼가 말했다. “내가 보았을 때는 묘목에서 2개 잎이 나 있었고, 갓 자란 잎에 맺힌 이슬방울을 핥았던 기억이 있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자고새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나이 서열을 인정했다. 하지만 가장 작은 자고새가 놀랍게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난 반얀나무 열매즙을 야금야금 빨아 먹었지. 그 반얀나무는 내가 땅에 뿌린 씨앗에서 자란 나무야.” 누가 최연장자인지 알게 된 코끼리는 다른 세 친구를 존중했고, 마찬가지로 원숭이는 토끼와 자고새를 예우했다. 자고새가 가장 나이 많은 손위 친구였기 때문에 토끼는 자고새에게 공손히 예를 표했다.
그 후 음식이 있을 때면 최연장자인 자고새가 가장 먼저 먹었고, 이 위계질서는 계속 유지되었다. 위험해 보이는 여정을 나설 때면 가장 어린 친구가 가장 나이 많은 친구를 보살폈고 원숭이가 토끼를 챙겼다. 결과적으로 자고새는 최상의 특권을 누렸다. 한편, 친구들은 서로 존중하는 일 외에 최소한의 덕행을 위해 삼가야 할 행동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자고새는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다른 동물의 목숨을 앗아서 식량으로 삼았잖아. 포식자가 되는 건 부덕한 행위야. 그러니 앞으로 초식동물이 되어보자.” 다른 친구들이 즉각 소신 있게 말했다. “생명을 앗아가는 건 피할 수 있는데도, 가끔 진짜 우리 몫이 아닌 것에 탐을 내. 이건 허용되지도 허락받지도 않은 소유욕에 따른 행위야. 지금부터 주어지거나 제공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가지려고 하지 않을 거야.” 이후 이들은 식량, 성적 비행, 진실하지 않은 것에 사로잡히지 않기로 합의했고 특히 술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섭취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티베트 불교 사원 벽에 그려져 있는 프레스코 © ealisa, 123rf.com

네 명의 친구는 서로가 다짐한 다섯 가지 기본 덕법(德法)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느 날 최연장자인 자고새가 친구들에게 “우리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우리의 덕법을 지킬 수 있게 친구들을 덕법의 세계로 인도하는 게 어떨까?”라고 물었다. 원숭이가 대답했다.
“내 친구들 모두 덕법을 지키게 할 수 있어.” 이와 마찬가지로 토끼와 코끼리도 자신들의 친구가 덕법을 따를 수 있게 하겠다고 장담했다. 점차 모든 동물이 기본 덕법을 따르게 되었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동물의 세계는 과일과 수확물이 풍성해졌다. 그리고 인류의 조화로운 삶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진기한 상서로운 조짐에 호기심이 생긴 왕은 왕후와 대신, 젊은이와 상인에게 이와 같은 길운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답을 아는 이가 없었다. 어느 날 왕은 숲속에 은둔해 있으면서 세상사 모든 일을 점치는 은자를 만나 같은 질문을 했다. 은자가 이르길, “이 모든 상서로운 기운은 왕이 통치하는 숲에 사는 동물들의 덕행 때문입니다.” 왕이 이 대답에 놀라 이들 동물을 만나고 싶어 하자, 은자는 백성들 모두가 이 동물들의 덕법을 따르게 하라고 했다. 즉 살생하지 말고 남의 것을 훔치지 말며 비행을 저지르지 말고 항상 진실되며 술 등에 중독되지 말라는 것이다. 조언대로 왕은 모든 백성에게 사실상 네 명의 고귀한 동물 친구들이 확립한 덕법을 지키게 했다. 그 결과 왕과 백성, 동물들은 얻기 힘들 정도의 평화와 평온, 행복한 삶을 현세에서 경험하게 되었고, 사후에도 천상의 존재로서 이를 즐겼다.
이들의 축복을 받고 행운을 부르고 네 명의 고귀한 친구들의 행동 규범을 기억하기 위해서 불교 신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은 가정과 학교, 대부분 종교 기관에서 이들 동물 상징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