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살리 S. 마틸락
이사, 알룬알룬 무용단

상서로운 출발
1995년, 팡갈라이(pangalay) 춤 지도자 리가야 페르난도 아밀방사(Ligaya Fernando-Amilbangsa)는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녀는 전통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의 근면성 부족으로 열정을 잃어버렸다.
장래가 촉망되는 무용수들이 수업을 요청했지만, 그녀를 설득할 수 없었다. 하지만 1999년 1월, 그녀는 다시 가르치기로 하고 오랫동안 수많은 신청자를 모집했다. 그 후 마닐라(Mega Manila)의 안티폴로(Antipolo)시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매주 공동체 무용 워크숍을 시작했다. 매주 열리는 이 수업의 참가자에게 있어서 춤 장인의 수업, 특히 밀레니엄 새해 전날에 열렸던 수업은 신남 그 자체였다.
2000년, 팡갈라이와 술루제도(Sulu Archipelago)의 다른 전통춤이 가지는 흥분은 스승 리가야 문하의 학생들이 극단 예술감독인 그들의 멘토와 함께 알룬알룬 무용단(AlunAlun Dance Circle, ADC)을 공식적으로 설립하는 데에 자극이 되었다. ADC는 팡갈라이를 보존, 보호하고 홍보하기 위해 조직된 비영리 단체이다. 스승 리가야에 따르면 “팡갈라이는 필리핀의 모든 무용 중에서 가장 풍부한 동작언어를 지니고 있으며 아시아의 무용 문화와 생생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사마(Sama)인 사이에는 이갈(igal)로, 야칸(Yakan)인에는 판삭(Pansak)으로 알려진 팡갈라이는 필리핀에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들어오기 전 술루 제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따라서 식민시대 이전의 춤 형태는 300여 년간의 식민통치와 서구문화 영향으로 침식당했던 고대 필리핀인의 정체성의 핵심이다.
ADC는 공연, 연구 그리고 교육연수를 통해 팡갈라이를 고전무용의 한 형식으로 정착시킴으로써 전통을 보존하고자 한다. 1969년 이후 아밀방사가 연구해 온 이 무용의 풍부한 동작언어는 아밀방사 교습법(Amilbangsa Insturction Method, AIM)을 통해 명문화되었다.
이 지도안은 자연 속의 파도와 생물의 움직임에 영감을 받은 이 춤의 호흡과 명상적 특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

춤에서 얻은 교훈
ADC 회원들은 팡갈라이를 추고자 하는 열정과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먼저 회원들은 춤의 형식과 토착적 근원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둘째, 훌륭한 팡갈라이 무용수가 되기 위해서는 6세 이하이든 60세 이상이든 모든 회원은 끈기가 있어야 한다. 각 회원은 춤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호흡을 통해 단체로 보조를 맞추어 공연할 수 있어야 한다.
ADC 회원들은 어린이 인권을 위한 운동가, 인권운동가, 도시빈민, 대학생,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 유엔 대표, 외교단, 병원의 환자, 심장마비 생존자, 학대받았던 아동, 해외 이주노동자, 쇼핑몰 고객 등 다양한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였는데, 팡갈라이는 회원들의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서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이 되었다. 미술관, 박물관 체육관, 운동장, 강당, 주차장, 쇼핑몰, 정원, 거리, 담장이 둘러쳐진 공간, 시청, 마을 광장, 교회, 회의실, 무도회장, 식당 그리고 교실 등 어디에서든 공연자들은 춤 공연을 했다. 이 춤의 전통적 특성을 잃지만 않는다면 민속 노래, 팝 음악, 록, 힙합, 클래식, 재즈 그리고 전통 쿨린당간(kulintangan) 앙상블, 교향악단, 실내악, 민요 가수, 오페라가수, 합창단 등의 라이브 음악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음악에 맞추어 무용수들은 호흡의 리듬에 따라 춤을 추었다.
이제 세계가 무대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2006년 타이페이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공연예술 페스티벌, 2007년 프랑스-필리핀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 그리고 2009년 하노이에서 열린 필리핀 독립 111주년 행사,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에서 열린 수상 교향악 콘서트의 아시아 투어 그리고 2017년 홍콩에서 열린 국제무용페스티벌에서 팡갈라이를 공연하였다.

가르침에서 얻은 교훈
AIM은 심지어 무용에 대한 어떠한 배경도 없는 사람들도 팡갈라이를 공연할 수 있게끔 했다. ADC는 청년, 노인, 여성 그리고 다른 민간 영역에서 이를 진흥하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08년 보홀(Bohol)주마리보족(Maribojoc)의 푼타 크루즈(Punta Cruz) 마을 사람들이 무용 워크숍에 참가하였다. 이 워크숍은 공동체의 역사를 담은 무용극공연을 절정으로 막을 내렸다. 또한, 2000년 상업적,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투쟁하는 아동 권익 보호자, 2012년과 2014년 마닐라 보이스타운 콤플렉스(Manila Boys’ Town Complex)의 방치, 학대, 착취 혹은 유기로 인해 고통받은 어린이와 노년층, 2017~2018년 마닐라 톤도(Tondo)의 학교를 그만둔 어린이들과 같이 사회에서 소외된 단체들을 대상으로 팡갈라이 훈련이 진행된 바 있다. ADC 교사들 역시 2003년과 2015~19년에 마리키나(Marikina)시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었다. 2019년에는 학술단체를 위한 워크숍이 딜리만 필리핀국립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와 마닐라 라살 대학교(De La Salle University Manila)에서 개최되었다.

팬데믹에서 얻은 교훈
팡갈라이 수업은 2020년 4월부터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원격 강좌에서는 질병에 대한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팡갈라이 명상호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ADC는 2020년 8월 아세안 정보 캠페인을 위한 안전 수칙에 관한 춤 비디오를 공동 제작했다. 팬데믹에 따른 제한을 계기로 ADC는 2020년 12월 ‘팡갈라왕 육토(Pangalawang Yugto):콘시예르토 응 팡갈라이(Konsiyerto ng Pangalay), 툴라(Tula), 살리나윗 앗 무시카(Salinawit at Musika)[제2장: 팡갈라이 콘서트, 시, 노래와 음악 각색]’의 초연을 시작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원격교육을 위한 가상 콘서트를 개최하게 되었다.
온라인 플랫폼은 지리적 장벽을 무너뜨렸고 ADC가 필리핀과 해외의 팡갈라이 애호가들, 학생들 그리고 무용수들과 연결될 수 있게 하였다. 고된 시간 역시 기회가 되었다. 어려운 도전을 피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ADC는 분명 팡갈라이와 관련된 예술적 표현을 생생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